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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객 경험 관리'가 뜬다(출처 : 조선비즈)

등록일 : 2020.05.14

조회 : 995

코로나 사태로 데이터 중요성 커져
글로벌 기업 디지털 전환 가속화
디지털 전환 기업 주가 상승 곡선

140년 역사의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한센(HELLY HANSEN)’은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최근 몇 년 간 고객의 쇼핑 습관이 변하는 걸 감지한 것이다.

헬리한센은 단순히 모바일 웹사이트나 앱(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차원에서 멈추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 개선에 집중,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쇼핑 단계를 최소화했다.

내 몸에 맞는 사이즈를 찾아주는 ‘핏파인더(fit finder)’ 기능이 한 가지 예다. 온라인에선 실제 제품을 입어볼 수 없기 때문에 키, 몸무게, 나이를 입력하고 복부 모양(belly shape), 어깨 모양까지 선택하도록 해 해당 제품의 최적 사이즈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고객 경험 혁신 모든 과정의 뿌리엔 데이터가 있다. 2016년 종합 고객경험관리(CXM) 서비스인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도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과 고객 경험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 도입 후 헬리한센의 모바일 트래픽은 48%, 전체 매출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전자상거래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

코로나에 디지털 전환 가속화… 고객 경험 개선 중요성 커져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로 인한 온라인 비즈니스 확장, 공장 가용 인력 부족에 따른 자동화 확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축적 필요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경이 디지털 전환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운영하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29일(미국 시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우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단 2개월 만에 2년 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걸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 관리에 나서야 위기 등 돌발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설계, 개선할 수 있고 개인화를 거쳐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예상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헬리한센 외에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언더아머(Under Armour)’, 미국 대형 주택 용품 유통 업체 ‘홈디포(Home Depot)’,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Sprint)’ 등이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솔루션을 활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만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컨설턴시에 따르면 고객 경험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 중 40%가 지난해 목표치를 초과하는 사업 성과를 냈다.

◇시장은 안다… 디지털 전환 기업 주가 상승 곡선

미국에선 클라우드(인터넷 기반 컴퓨팅 인프라·플랫폼·소프트웨어 제공 솔루션) 기반 고객경험관리, 고객관계관리(CRM) 개념이 일찌감치 등장해 기업 경영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어도비 외에도 최초의 CRM 서비스를 선보인 세일즈포스를 비롯해 SAP, 오라클, MS 등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상위 5개사가 시장 50%를 점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인사자원관리(HCM) 분야 선두주자인 워크데이(Workday), 최근 어도비와 손잡은 IT서비스 관리분야 강자 서비스나우(ServiceNow) 등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한다. 인사, 재무, 회계, 영업, 구매 등 기업 경영 활동 전 영역을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고 ‘21세기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손에 넣은 기업만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은 이 흐름을 꿰고 있다. 실제로 어도비,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등 디지털 전환 관련 기업 주가는 코로나 발생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1일 기준 세일즈포스 주가는 175.9달러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3월 16일(124.3달러)보다 41.5% 올랐고, 어도비도 같은 기간 28.5% 상승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어도비 서밋에서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혁신이 중요한 때"라며 "디지털 시대에 고객 경험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에 맞는 실행 가능한 플레이북(스포츠에서 주로 활용하는 전략과 전술을 담은 공략집, 데이터 기반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