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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시행까지 두달, 전략짜기 분주한 금융사들(출처 : 바이라인 네트워크)

등록일 :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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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5일 마이데이터 산업(본인신용정보정보관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금융사들의 행보가 분주해졌다. 지난 1월 통과한 데이터 3법이 이날부터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금융사 입장에서 마이데이터 산업은 기회이자 위기이다. 자사 고객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핀테크 업체들에도 똑 같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비슷한 규모와 문화를 가진 금융사끼리 경쟁을 벌였지만, 앞으로는 핀테크 업체들과도 직접적인 경쟁을 벌여야 한다. 거대한 몸집을 가진 전통적인 금융사가 핀테크 업체들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자칫 시장에서 낙오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사들, 마이데이터 전략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금융위원회가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 사전 수요조사를 벌인 결과 55개의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펼칠 의지를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 전략을 짜기 위해 사업자 선정을 하거나, 그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금융위가 단일 금융그룹이나 지주사 내 복수 사업자 허가를 가능하도록 하면서 금융사들은 계열사 별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 중인데, 주로 은행과 카드사가 중심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데이터 혁신 추진단을 만들어 마이데이터 전략 마련에 나섰다. 계열사의 빅데이터 담당 부서, 제휴담당 부서, 개인정보보호 담당 부서들이 협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모바일 앱 ‘쏠(SOL)’의 마이자산 서비스를 마이데이터 핵심 서비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자동차, 현금영수증 등 흩어진 자산을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이 되면 마이자산을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신한페이판(PayFAN) 앱에 소비지출 관리(PEM) 서비스를 선보였다. 입출금과 결제 내역을 분석해 그래프, 리포트로 소비 내역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신한카드도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즉시 PEM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박상우 신한금융그룹 디지털전략팀 부부장은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그룹 차원에서 전략 마련, 법률자문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0일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TFT’를 출범했다.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 등 임원 6명을 포함해 20개 부서의 33명의 인력이 참여한다.

우리은행은 대형 ICT 플랫폼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비대면 인증, 초개인화 자산관리(PFM), 신용평가 및 대출심사, 금융 비금융 융복합 비즈니스 등의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산업의 고유업무인 본인신용정보 통합조회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부가가치 서비스를 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KB금융그룹도 계열사별로 마이데이터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고객의 소비지출관리, 금융상품 추천 등 핀테크 사업자와 경쟁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통합 포인트 앱 리브메이트 플랫폼과 마이데이터 사업을 연계할 계획이다. 리브메이트 3.0을 마이데이터를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할 방침이다. IT시스템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최신 IT트렌드를 반영해 IT아키텍처 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 등 은행의 핵심 경쟁력을 담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중이다. KB손해보험은 헬스케어, 보험보장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KB증권은 금융투자에 특화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5월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위해 컨설팅 업체 선정에 나선 바 있다. IBK기업은행이 보유한 역량을 고려해 타 사업자와의 차별화된 핵심 서비스, 사업모델을 선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데이터 활용 전략을 수립하고, 데이터 기반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NH농협금융지주도 계열사 별 마이데이터 전략 수립에 나섰다. 지주는 지난 1월 농협금융 마이데이터 대응전략 수립 자문용역 입찰공고를 낸 바 있다. 자회사들이 각각 마이데이터 사업 라이선스를 받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농협상호금융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허가 취득을 위해 자문용역 업체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하나은행과 하나카드를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로 뭘 할 수 있을까?

마이데이터 산업에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는 금융정보 통합조회 서비스다.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예금, 대출, 보험납입 내역 등의 신용정보를 쉽게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다. 정보주체의 동의 하에 타사 신용정보를 가져다 서비스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금융사들의 공통적인 서비스에 해당된다.

관건은 맞춤형 서비스다. 정보주체의 투자, 소비, 지출에 대한 다양한 패턴을 분석해 금융상품 추천을 추천하거나, 자산관리를 지원할 수 있다. 타사 대비 얼마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성공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어떤 부가가치를 줄 수 있을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가 금융권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법이 시행되지 않은데다가 사업자 선정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전략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꺼려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추진사항을 자세하게 공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116개사(사전신청한 회사수)가 경쟁하는 시장에서 아이디어가 노출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